2011. 6. 11. 16:50ㆍ삶의 모퉁이에서~
사진으로 보는 극단 성좌의
2011 신나는 예술여행 그 첫번째 공연
극단 성좌는 2011년 문화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신나는 예술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농산어촌에 공연으로 구석 구석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 첫번째 공연으로 충청북도 충주시 산척면 농협과 지역주민의 초청으로 공연을 하러 출발합니다.
넉넉하지 못한 극단의 형편이지만 배우들이 공연으로 지방의 농촌을 찾아가는 길이 힘들고 어려울것 같아 편하고 신나는 환경을 만들고 극단 성좌의 단원들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하려고 고급차량으로 편하게 이동시키기로 했습니다. 물론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 비용도 사실은 같은 교회의 장로님을 통해 소개받은 콜엔콜의 김주식 사장님의 배려로 일반승합 차량을 저렴하게 임대하는 가격에 우리 극단에 제공해주셨습니다. 참 감사한 일이고 배우들도 편하게 이동해서 좋아들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연출과 제작진행을 총괄하지만 작은 차량의 트렁크와 뒷좌석까지 소품과 공연장비들을 가득 싣고 뒤 따라갑니다.
얼마 안있어서 극단의 전체가 함께 움직일수 있는 차량을 준비할 계획입니다. 극단의 차량 양옆에 어느 기업 어느 단체에서 문화예술계를 위해 기부한 차량이라고 써 놓고 다닐 계획입니다. 그래야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아직 단 한곳도 대한민국의 그런 기업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극단과 연관이 있는 대기업들도 꽤 있지만 이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메세나협의회나 기업체들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기부는 인맥관계가 있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이라 과연 언제쯤 그런 의식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있을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가까운 시간에 그런 의식있는 곳이 없으면 40년 넘게 그렇게 지내온것 처럼 자비로 구입할 것입니다.
집에 혼자 놔둘수가 없어서 얼마 전 한식구가 된 강아지 챙기는 일도 사실 신경 꽤나 쓰입니다.
잠시 들른 고속도로 휴게소의 상인이 틀어놓은 화면엔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4번째 흘러 나옵니다. 좀 지겨워서 임재범의 여러분을 틀어 놓으면 사람들이 더 좋아할거라며 주문하자 요즘 음악 씨디 사가시는 분들이 대부분 나가수에 출연했던 가수 임재범씨 때문에 나가수 씨디를 엄청 사간다고 합니다. 물론 정품이 아니고 복사본으로 팔리고 있었습니다. 친구의 노래가 제대로 대접 못받고 비품으로 팔리고 있어서 우리나라도 제대로 된 정품을 사서 음악이나 영화도 보고 들어야 더욱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윽고 도착한 충청북도 충주시 산척면 면사무소 앞 주차장에 공연 전날 김희진 감독의 무대팀이 미리 무대를 이동시켜 만들어 놓았습니다.
100명 정도가 입장가능한 실내공간이 있지만 더 많은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자주 접하지 못하는 공연을 보게하려 더 큰 공간을 찾다보니 이곳의 산척농협 김은희 선생님과 협의 끝에 시골동네 마을잔치가 되도록 야외에 무대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공연하는 배우들과 스텝들은 실내에 준비된 곳이 아니라 많은 어려움들이 있습니다.
배우들과 스텝들이 공연장비인 조명과 음향을 준비하고 공연 소품도 점검하며 공연을 준비합니다.
조명과 음향을 지원하기 위한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면사무소 직원들과 농협직원들도 나서서 전기선과 각종 장비들을 가져와 도와줍니다.
권은아 연출과 이승한 조연출의 걱정스런 표정
동네의 아이들이 나타나 데려간 강아지와 신나게 놉니다.
어딜가나 아이들은 마냥 신나는 일과 행복한 일들에 집중합니다.
무데 셋트인 소파에 올라가 놀고 뒹굴고 해도 아이들의 행복한 얼굴과 웃음에 같이 한참을 놀았습니다.
산척농협과 면사무소에서 제공해준 인심 좋은 시골의 저녁밥상
식당이 번창식당인데 길건너편 식당이름은 번영식당입니다.
한적한 시골이지만 번창하고 번영했으면 좋겠습니다.
식당에서 곤드레밥과 청국장, 두루치기를 대접 받았는데 반찬들은 시골인심 그대로 자연에서 얻은 것 들이였고 직접 담군 청국장 맛이 일품이였습니다. 밥은 공기밥이 아니라 국그릇 같은 사발에다 푸짐하게 한사발씩 주셨습니다. 그런것이 더 정겹고 좋습니다.
곤드레 밥 처음 먹어보았는데 상당히 맛나고 건강에 좋답니다.
공연 시간이 한시간 남은 시각에 할머니들이 한분 두분 오시기 시작해서 어찌나 반갑던지 이곳의 담당자분들은 홍보는 한적한 시골이지만 엄청했다고 합니다. 특히 농협의 김은희 담당 선생님의 말을 빌자면 시골에서 문화생활 한번 할려면 큰 맘먹고 충주시내나 나가야 하고 그 티켓값도 비싸서 시골분들은 엄두도 못낸다고 합니다. 아무튼 도대체 몇명이나 관람하러 오실지 짐작이 되질 않는 상황에 비까지 한 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하늘은 온통 먹구름이 끼여 있어서 야외공연에 비라도 내리면 아주 난감하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속으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비가 내리지 않게 해달라고.....
그러나 비가와도 묵묵히 공연을 그대로 진행하라는 내부지침을 확정하곤 속으론 대책도 세우지만 작년 거창국제연극제에서 공연 1시간 전부터 내린 억수같은 비에도 공연은 계속되었고 대성공이였습니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공연은 더 훌륭하게 표현됩니다. 관객들도 같이 느끼며 호흡하고 뜨거운 공감대를 함께 형성합니다. 그런 믿음이 있기에 걱정은 어느덧 뒷전이 됩니다.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아이들이 어른들이 관람할 의자를 나릅니다. 서울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였습니다. 산 교육은 저런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턴 시골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산척농협에서 주민들에게 빵과 요쿠르트를 준비해서 제공했습니다. 그것을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갖다드립니다. 선생님의 저런 교육방법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지만 흐뭇한 미소만 보냈습니다.
야외라 차량을 분장실로 이용해 분장과 옷을 갈아입습니다.
무대 뒤에선 배우들도 각자 공연준비로 부산합니다. 배우들은 공연 바로 직전에 가장 긴장하고 예민해집니다.
모든 배우와 스텝들을 모아놓고 대표님은 야외무대에 필요한 발성법과 화이팅을 주문합니다. 극단 성좌 화이팅!!!
어둠이 내리자 객석 뒷편에 어른들이 군데 군데 자리를 깔고 모여서 농사이야기와 전작이 있으신 어른들은 모처럼 모여 이야기와 회포들을 풉니다.
공연시작 이후에도 점점 더 몰려든 시골관객들.
시골 아주머니들도 대한민국 아줌마들입니다. 공연을 보는 분들과 끊임없이 수다가 이어지는 분들이 마구 섞여 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안있어 공연에 집중되기 시작합니다. 함께 웃고 즐기며 그렇게 공연은 이어졌습니다. 특히나 아이들의 반응은 실로 솔직하고 순수합니다. 웃고 소리지르고 신났습니다. 정전이라는 어둠속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사건과 동작들이 꽤나 흥미진진하게 와닿는 모양입니다.
함께 웃고 즐기다 그렇게 즐겁게 공연이 막을 내립니다.
시골분들의 박수는 너무나 솔직하고 따뜻합니다.
시골로 찾아와 주고 야외에서 좋은 공연으로 웃기느라 고생했다 이겁니다.
큰 박수에 배우들도 고생한 보람을 느끼며 대사 전달하느라 쉰 목이 아픈것도 잊고 흐뭇하게 웃고 보람을 느낍니다.
공연이 끝나자 마을 주민중에 두분이 공연에 사용한 양주가 커피를 탄 가짜 양주임에도 진짜 양주인지 전화기가 진짜인지 궁금해서 확인을 합니다.
순수하고 솔직한 시골분들의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공연이 끝나자 산척면 송강리 주변의 마을 이장님들과 산척 농협직원들과 산척면 사무소 직원들이 무대를 정리하고 치우는것을 도와주셨습니다.
각박한 도시에서는 볼수 없는 이런 광경에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리곤 그분들과 한참을 함께 웃고 떠들며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그분들은 극단 성좌나 연극배우들이라고 하면 친숙한 이웃과 공연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이런 행복한 기분으로 바로 상경하곤 배우들과 스텝들이 늦은 시간까지 기분좋은 회식을 하며 밤새 즐거운 이야기 꽃이 피었습니다.
농산어촌에 고생스러워도 공연가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여주러 가는것 보다 얻어가지고 오는 그 무엇들이 더 많다는 것을 잘알기에 무척 행복합니다.
2011년 6월 11일
一 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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