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성좌의 2011년 4월초 연습실 풍경
극단 성좌의 4월 연습실 풍경
공연했던 작품포스터들이 액자로 벽면에 걸려있다.
1969년에 창단공연을 시작으로 42년간 제133회의 정기공연을 꾸준히 장인정신으로 해왔다. 그 세월동안 수 많은 이들의 노력과 피땀이 모여서 오늘의 극단 성좌가 있다.
연습실 가운데 벽면에 故 권오일 선생의 생전 사진이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설립자의 연극계를 위하셨던 평생의 삶과 그 정신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늘 연습실에서 지켜보시고 계신듯한 느낌을 받으며 우리는 그분의 정신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발전시키려 노력한다.
(우로부터 개그맨 이태식, 강일생 배우, 아내인 극단 성좌 대표 권은아 연출,강경희 배우)
<아마데우스>와 <에쿠우스>의 세계적극작가 피터 쉐퍼의 원작의 명품코메디 <블랙코메디>공연은 극단 성좌 단원들에겐 익숙한 공연이고 늘 하던 공연이지만 모든 단원들이 제작기 바쁜 일정들을 뒤로하고 다시 모였다. 4월 6일부터 용산의 전쟁기념관의 3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초중고대학의 학생단체 관객들을 만나기 위해 다시 동선과 리딩 연습을 시작하며 처음 작품을 연습할 때처럼 사뭇진지하다.
사실은 다시 만들고 있었다. 참여하는 두명의 배우가 바뀌어서 그렇고 즐겁게 웃으며 그들은 함께 하나가 되어가는 중이다. 이 나라 미래의 동량들에게 더 좋은 공연을 선물하기 위해 대학로 공연에 쓰던 무대세트외에 새로운 무대세트를 다시 제작했다. 한 작품에 무대세트가 2개나 존재하는 것을 일반 대학로 극단들은 이해를 못할지 모른다. 어려운 공연제작환경에 2개의 세트를 마련하는 것을 불필요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극단 성좌는 다른 생각을 한다. 돈을 덜 벌거나 못버는 한이 있더라도 관객과 만나는 그 현장에 작품의 컬리티(Quality)는 최고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고 고집한다. 연습도 진지하게 다시 리딩과 동선연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극단 성좌단원들은 전문 연극인 집단이고 그중에서도 최고를 자랑한다. 그래서 프로다.
서울 용산의 전쟁기념관 문화극장에서의 학생단체 관람공연을 처음 시도해보는 극단 성좌는 이곳에서 미래의 일꾼들에게 예술로서의 연극을 만나게하는 즐거운 소망이 있다. 이곳에서 공연유치의 기획을 맡고있는 개미프로덕션측에 따르면 학생들에게 넓은 전쟁기념관 견학도 겸하여 여러 연극공연을 저렴하게 유치하고 있었다. 사실 극단측에 돌아오는 경제적 이득이나 기존에 해왔던 명성에 걸맞는 작업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지만 손실과 자존심을 따지기 이전에 문화예술로서의 연극을 많은 학생들에게 완성도 높은 명작 공연을 수준 높은 연기력을 통해 보여줌으로 문화예술로서의 연극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런 작업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값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 배우들은 고생을 한다.
좌로부터 새롭게 공연에 투입된 송윤희 배우와
극단의 고참인 조주현 배우 (봉산탈춤 이수자인 전문연극인)
맹연습중인 극단 성좌의 단원들 (우로부터 김효신, 인성호,이미애,강경희,조주현,강일생,이태식 배우)
자유롭게 웃고 바쁜일정과 피곤에 살짝 졸기도 하지만 연습에 들어가 자기대사와 순서에선 돌변한다. 자유로움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모두들 알아서 하기 때문이다. 연극인들의 프로정신이 돋보인다.
그래서 한번 극단 성좌의 단원들과 호흡을 맞춘 탈랜트나 배우들은 뭐가 다른지 알고 느낀다. 그래서 유명탈랜트들도 이들과 부딪혀보면 많이들 겸손해진다. 사실은 깨지고 간다, 여지껏 한 연기인생을 돌이키고 반성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심기일전하며 다시 브라운관으로 돌아간다. 그리곤 다시 잘 돌아오지않는다. 42년간 그런 배우와 탈랜트들이 대부분이였다. 배고픈 연극판에 잘 돌아오지 않지만 자신을 키워준 고향을 잊어버린 그들이 상처받고 가장 아플땐 다시 돌아온다, 그리곤 고향은 그들을 받아준다. 문화예술이 이 나라에 잘 자리잡고 있지 못한 산 증거다. 이젠 연극계도 배고픈 연극판이 아닌 문화예술계의 큰 축으로 진정한 예술인으로 자리잡을 시기다.
극단 성좌를 거쳐간 배우들은 너무 많다.
연출가들이 중심이되어 만들어진 극단이라 방송국 PD출신의 방송국 사장님과 임원출신들 작가와 성우출신들도 참 많다. 물론 배우들이 주축이다.
배출된 배우들을 일일이 열거하면 우리나라 중견탈랜트들과 방송국 역사가 나온다. 그중에서도 젊은 시절 극단 성좌의 숨은 살림꾼이였던 이일섭 배우
현재 TV에서는 본부장님 배역이나 임원으로 자주 등장한다.
외모가 무대에 서기에 어려웠던 단점을 엄청난 훈련과 노력으로 극복해낸
노력파 대기만성형인 한국성우 협회 회장님 출신의 김익태 배우님
다양한 영화와 방송에 출연중이시지만 기도하며 노력하는 서글 서글한 안수집사님이시다. 극단 성좌를 위해 늘 기도해주시고 지도해주신다.
개인적으로 내겐 부산 거제국민학교 선배님되신다.
이 두 선배님들이 7월엔 이근삼 작의<막차탄 동기동창>이란 공연 연습도 함께 성좌연습실에서 진행중이다. 극단의 선배님들이 잘 되어야 하기에 성좌컴퍼니가 그 공연의 기획을 맡아서 극단의 선배님들의 공연에 조력한다.
공연내용도 인생여정 끝에 다다른 두 친구의 인생막판에 보여주는 삶에 대한 애잔한 정서를 재밌는 감동과 함께 보여준다.
이외에도 극단 성좌에서는 다른 프로그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이다.
5~6개의 각기 다른 형태의 공연들이 진행되고 있고 기획과 준비중이지만 잠시 한숨을 돌려 쉬면서 극단 성좌의 연습실 풍경을 스케치해본다.
2011년 4월 5일
一 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