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가 안다면 쓸대없는 글을 남겼다고 할것이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공개되지 말아야 할 이야기가 공개 될까바
더욱 그러할것이다
하지만 나도 공개할 이야기와 미공개 해야 할 이야기를
그를 통해 배웠으므로 적당히 할것이다
그에 관한 자료나 사진은 존재하지 않는다
남겨져 있을리가 없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근대와 현대사에서 가장 믿을만하고
보안과 정보가 정확한
중앙정보부 출신의 고위관료라 그러하다
우리 나라에선 그냥 Mr,lee로 알려져 있는 인물로
우리나라 제1호 해군장교이기도 하다
지금 그는 생존해있고 현재 나이 70이넘은 노령이지만
50대의 몸매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는 이 나라에 없으므로 그에 관해 거론해도
나의 결례를 이해할것이다
먼 훗날 그가 이글을 보고 내가 그를 존경해서
많이 따르고 사랑한것도 아실것이다
내가 그를 사랑한것은 그의 지위나 지나온
과거 때문이 아니라 그의 기백과 인격 그리고
삶에 대한 가치관과 삶 그자체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시절에
중앙정보부에서는 대통령의 특별명령을 받고
그것을 비밀리에 수행할 보안이 철저하고 가장
믿을만한 인물들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여러번의 심사와 암행 그리고 인품,기질
또 탐문을 통해 선별의 선별을 거쳐
단 3명이 발탁되었다
그중 한명이 근현대사에 Mr,lee로 알려져 있는
"이 국 재" 씨다
그는 보안유지를 위해 극히 말을 아꼈다
내가 그를 만난건 1998년
국가의 명령을 다하고 임무를 마친후
모 신문사 사장으로 재직하다가
상임부총재로 내가 부장으로 사무총괄하던
곳에 부임해서 모셨기 때문이다
아주 자그마한 체구에 까무짭짭한 피부
흰백발이 아주 멋드러진 중후한 신사였다
어깨엔 총을 맞아 관통상 당했지만
그 나이에도 당당한 다부진 신사였다
어디 빈틈이라곤 단 한곳도 찾을수 없었고
눈매나 하는 행동 모두가 마치 한마리 호랑이같은
범접할수 없는 그 무언가를 항상 풍겼으며
그 의 행동 모두가 절제나 보안,비밀,함구 등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가 가끔 붓을 들고 휘갈길때면 씌여진 한자들은
다무지고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야무졌다
내가 태어나 본 글씨들중 가장 다무지고
절제된 정확한 필체였으니깐......
그는 그후로도 수년을 나와 함께 하루종일 같이 생활했지만
현대사에 살아 있는 누군가의 뒷담화나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특히나 생존해 있는 이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단 그날 신문 부고란에 큰 인물들이 저 세상으로 가면
가끔 그들을 회고하며 그들과의 일화를 들려주곤 했다
그게 다였다
그렇게 지독히 절제하는 사람은 본적도 없었다
그러니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한 인물인것이다
그가 박통의 특명을 받고 일하던 시절
그의 상관이자 나에겐 집안의 먼 형님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으로부터
쪼인트를 맞은 이야기를 자주하곤 했다
보통 상관에게 보고해야할 일들도 대통령이
특명으로 오로지 대통령만 알고
대통령에게만 보고 하란 지시가 내리면
대통령과 그만 알고 철저히 함구에 부친것이다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Mr,lee로 인해
당혹스러운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대통령 앞에서도 중앙정보부장은 Mr,lee의
쪼인트를 깐 모양이다
다리에 상처 투성이인 시절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은 듯하다
박통은 그런 Mr,lee를 아끼고 자주 금일봉을 내리곤 했다 한다
특명을 철저히 수행한 그 공로로 말이다
대통령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한점 보탬도
주관적 견해도전달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있는
그 사실 그대로만을 보고한것이다
중앙정보부장으로 부터 매일 쪼인트를 까지면서도
오로지 명령에 충실했던 그
이쯤되면 그의 충직함은 다른 생활일면에서도 알만하다
보통의 고위공무원인 경우 특히 국가안보와 관련된 종사자의 경우
그 언행과 보안이 얼마나 중요한가 !!
요즘 국정원장들의 태도나 고위공무원들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그는 대단히 충직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가 현직에서 물러난 지금도 그의 이웃이나
친지조차 그가 누구인지 거의 모른다
현대사에 그의 사진이나 기록 한줄 찾을수 없으니
더욱 확실한것 아닌가
그것도 유명한 모 신문사 사장까지 했는데 말이다
그는 나를 조련시키고 훈련했다
생활의 모든면에서 나의 자유로운 사상과 진보적성향을
수렴하고 이해해준 그
세대가 틀린 어린 나를 존중하고 또 존중했었다
함께 근무하는 동안 단 한번도 그건 안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
한 없는 인내로 예화나 비유 혹은 가장 짧은 단어 몇마디로 가르쳤다
부하 직원을 최대한 존중하며 함께 호흡하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포용력과 큰 가슴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곤 가끔 한마디씩 툭 던지곤 말도 안 했다
알아서 해보란 소리고 사력을 다해 어려운 일들을 끝마쳐 놓으면
다들 돌아간뒤 나를 향해 씨익 미소를 보내는게 다였다
그는 그랬다
말없이 나는 그에게 존경을 표했고 그의 그릇됨에 매료되어
더욱분발해선 일하곤했던 시절이 기억난다
그것이 남자들만이 느끼는 아름답고 소중한 그것 아닌가!!
나는 그가 정정하게 살아있다는 그 자체로도 감사를 드린다
한국엔 1년에 몇번씩 다녀 가시지만 흔적도 없이 다녀가곤한다
조만간 자리를 마련하라고 알려온 터라 곧 만나겠지만
그를 만나면 집필을 좀 하시라 할것이다
좋은 글,후대에 귀감이 될만한 글들과
나를 교육시킨 그 해박한 지식과 그 고급기술을
책으로 편찬해서 이 나라 공무원들이나 엘리트집단에게
충직하고 신실함이 무엇인지
현대를 사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무엇인지
이 시대의 어른들중 한분으로 타인명의로라도 좋으니
책을 집필하라 꼭 설득할것이다
급변하는 현대사회라 하지만 웃 어른들의 귀한 지혜와 경륜
그리고 그들만의 삶의 Know-how 를 느낄때면
절로 감탄이 나올때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건 몰라도 분명 그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충직함과 단아한 절제의 미덕으로 아름답게 사는 길을
향기롭게 전달할수 있는 생존한 몇 안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를 만날 생각을하니 어느 사무실에서 맡은 난초향의
그윽한 내음이 느껴진다
2008년 3월 10일
J.M